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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춤에서 포트나이트까지, 골 세리머니 30년사

축구 뒷이야기

골은 까먹어도 세리머니는 안 까먹는 경우가 있어요. 어떤 경기였는지는 기억 안 나는데 그 춤은 기억나는 거죠.

1990년부터 차례대로 따라가 보면 세리머니도 시대를 타는 게 보입니다.

1990년, 38세 아저씨의 코너 깃발 춤

시작은 카메룬의 로제 밀라입니다. 1990 월드컵 때 나이가 38세였는데, 골을 넣으면 코너 깃발 옆으로 달려가 엉덩이춤을 췄어요. 이 나이에 월드컵에서 골을 넣는 것도 대단한데 춤까지 추니 세계가 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1994년, 아기를 안은 세 남자

1994 월드컵에서는 베베토가 골을 넣고 아기를 재우는 동작을 했어요. 막 태어난 아들 마테우스를 위한 세리머니였습니다. 옆에서 호마리우와 마지뉴까지 같이 팔을 흔드는 바람에, 건장한 남자 셋이 아기를 어르는 명장면이 나왔죠.

코너 깃발의 수난 시대

호주의 팀 케이힐에게 코너 깃발은 샌드백이었어요. 골을 넣으면 달려가서 펀치를 날렸습니다. 이게 얼마나 유명했냐면 볼보이가 깃발을 치워서 세리머니를 막은 적도 있습니다. 상대 팀 입장에서는 골보다 그게 더 얄미웠을지도 몰라요.

잉글랜드의 피터 크라우치는 로봇 춤으로 유명해졌어요. 2006년 월드컵을 앞둔 헝가리전에서도 선보였는데, 키가 워낙 크고 팔다리가 길어서 관중석 끝에서도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준비물이 필요한 세리머니

도르트문트의 아우바메양과 로이스는 골대 뒤에 가면을 숨겨 뒀어요. 골을 넣자 꺼내 쓰고 배트맨과 로빈으로 변신했습니다. 아우바메양이 배트맨, 로이스가 로빈이었어요.

토티는 한술 더 떴습니다. 2015년 로마 더비에서 골을 넣더니 스마트폰을 꺼내 팬들을 배경으로 진짜 셀카를 찍었어요. 손으로 시늉만 낸 게 아니라 실제로 찍은 겁니다. 더비에서 그런 여유를 부렸으니 라치오 팬들 속이 어땠을지 짐작이 가죠.

티셔츠로 말한 선수도 있어요. 맨시티가 맨유를 6:1로 이긴 2011년 맨체스터 더비에서 발로텔리가 보여 준 'Why Always Me?'는 점수만큼이나 오래 기억됩니다.

게임 속 춤이 월드컵 결승으로

2018 월드컵 결승에서 그리즈만이 춘 춤은 포트나이트의 'Take the L'이었어요. 게임 안에서 추던 춤이 지구에서 제일 큰 경기까지 올라온 거죠. 손흥민의 카메라 세리머니처럼 양손으로 프레임을 만드는 동작도 팬들이 따라 하기 좋아서 금방 퍼졌습니다.

세리머니의 값을 치른 사람들

2022 월드컵에서 카메룬의 아부바카르는 브라질을 상대로 결승골을 넣고 유니폼을 벗었어요. 이미 경고가 하나 있었기 때문에 두 번째 경고로 바로 퇴장입니다. 인생 최고의 골과 퇴장이 거의 한 장면에 들어간 셈이죠.

감독도 예외는 아니에요. 2016년 리버풀이 노리치를 상대로 극장골을 넣자 클롭은 선수들과 뒤엉켜 기뻐하다 안경이 부서졌습니다. 그래도 승리의 대가가 안경 하나면 남는 장사죠.

요즘 선수들은 또 어떤 걸 들고나올지 모르겠어요. 세리머니 문제도 서바이벌에 꽤 나오니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면 도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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