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의 냅킨부터 마술쇼까지, 이적시장 명장면 뒷이야기
축구 뒷이야기
이적시장은 돈 이야기만 있는 것 같지만, 뜯어보면 사람 이야기가 훨씬 재밌어요. 팬들이 오래 기억하는 것도 금액보다는 사연입니다.
역사를 바꾼 냅킨 한 장
2000년 바르셀로나의 렉사치는 어린 메시를 영입하겠다는 약속을 냅킨에 적고 서명했어요. 흔히 '냅킨 계약'이라고 하는데, 정식 계약서 전체를 냅킨에 쓴 건 아니고 영입 약속을 적은 겁니다.
그래도 그 냅킨 덕분에 메시는 바르셀로나에서 778경기 672골을 남겼어요. 축구 역사에서 가장 비싼 메모지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요.
라이벌로 건너간 사람들
2000년 루이스 피구는 바르셀로나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곧장 옮겼습니다. 어제까지 응원하던 팬들이 하루아침에 적이 됐어요. 2002년 캄 노우로 돌아온 경기에서는 코너킥을 차러 가는 그에게 돼지머리까지 날아들었습니다.
북런던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어요. 2001년 솔 캠벨이 토트넘에서 바로 아스날로 옮긴 겁니다. 두 팀 사이를 생각하면 지금 들어도 놀라운 일이에요.
라이벌 사이의 이적은 가끔 구단의 실수에서도 나와요. 아틀레티코가 1992년 비용 문제로 유스팀을 정리하자 갈 곳을 잃은 소년 라울이 레알로 갔습니다. 그 소년이 레알의 상징이 됐어요. 아틀레티코 팬들에게는 두고두고 아픈 이야기입니다.
맨체스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맨유에서 뛰던 테베스가 맨시티로 옮기자 맨시티는 'Welcome to Manchester'라고 적힌 광고판을 세웠습니다. 이미 맨체스터에서 뛰던 선수에게 맨체스터 환영 인사를 한 거예요. 동네 라이벌을 이렇게 약 올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등번호를 뺏기자 더하기를 넣은 남자
인터 밀란의 자모라노는 호나우두에게 9번을 넘겨주고 18번을 받았어요. 여기서 끝났으면 평범한 이야기인데, 그는 1과 8 사이에 더하기 기호를 넣은 '1+8'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계산해 보면 여전히 9번이에요. 축구 역사에서 가장 귀여운 저항으로 꼽고 싶습니다.
빈 캡슐에서 나타난 카솔라
2018년 비야레알은 산티 카솔라의 복귀를 어떻게 발표할지 고민했나 봐요. 그래서 경기장 한가운데 빈 캡슐을 놓고 마술사를 불렀습니다. 캡슐에서 카솔라가 나타났어요. '마법 같은 영입'이라는 말을 진짜 마술로 해 버린 겁니다.
방출이 만든 레전드
해리 케인은 8살 때 아스날 유소년 팀에서 방출됐어요. 그 소년이 토트넘으로 가서 280골로 구단 최다 득점자가 됐습니다. 그때 결정을 내린 분은 꽤 오랫동안 아스날 팬들 앞에서 고개를 못 들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이적시장에서도 누군가는 몇십 년 뒤까지 회자될 사연을 만들고 있을지 몰라요. 이런 이야기가 재밌었다면 서바이벌도 잘 맞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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